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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질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우리 ‘칡소’를 아세요?”

울릉군농업기술센터 이경태 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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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특산물은 오징어와 호박엿이지만,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칡소’가 빠질 수 없다. 칡소는 일반인들에게도 생소하고 우리나라에서 귀한 품종으로 찾아보기 어렵지만, 2006년부터 칡소특화단지로 조성된 울릉군에서 현재 300두의 칡소가 사육되고 있다. 울릉군 한우농가를 지원하는 울릉군농업기술센터의 이경태 계장을 만나 오랜 역사를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칡소에 대해 알아봤다.

 

일제시대 ‘모색통일’ 정책으로 황소만 남아

1399년 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수의학서 ‘우의방(牛醫方)’에는 ‘리우(칡소)의 이마가 황색이면 기르는 주인이 기쁨과 경사가 많이 생기고 다른 가축이 잘 자라며, 재화도 많이 생겨 길하고 이롭다’고 명기돼 있다.

 

고려시대에 한우는 황소, 칡소(얼룩소), 흑소, 백소 등 9종이었다. 1900년대 초까지는 칡소를 흔히 볼 수 있었지만, 1920년대에 일본의 모색통일(毛色統一) 정책 (일본 소는 검정소, 한국소는 누렁소)과 일본화우 개량사업, 군수물자로 활용하기 위해 한우가 일본으로 대량 반출됐다. 해방 후에도 일제가 정해놓은 기준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1970년에 개정된 ‘한우심사표준’에서도 황소만을 한우로 규정했다. 이처럼 선택적 한우개량사업을 거치면서 칡소는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됐다.

 

울릉군농업기술센터 이경태 계장은 “칡소의 경우 외형이 황갈색 바탕에 호랑이와 비슷한 검은색 줄무늬가 있다고 해서 범소, 호반우, 얼룩소라고도 부른다”며 “태어났을 때에는 무늬가 없다가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얼굴부터 털 색깔이 변해 칡소 본연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소개했다.

 

이런 ‘남다른’ 외모 때문에 칡소의 수난은 2000년대 초까지 이어졌다. 털 색깔만 보고 홀스타인의 교잡우로 오인받기도 했고 혼돈을 준다는 이유로 그동안 한우품평회에서 낙선되거나 도매시장에서조차 낮은 값에 경락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농가 대부분이 사육을 포기함으로써 사육두수가 현재와 같이 크게 줄었다는 게 이경태 계장의 설명이다.

 

이 계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칡소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화됐고, 최근에는 정부의 전통유전자원보존 정책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지난 2005년부터 경상북도의 지역특화품목육성사업으로 칡소 특화단지를 울릉군에 조성해 현재 30농가에서 300여 두의 칡소를 사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도에서 산야초 먹고 자란 ‘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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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칡소는 2013년 8월 슬로푸드국제본부의 ‘맛의 방주(Ark of Taste)’ 목록에 등재되면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이경태 계장은 “칡소는 일반 한우와는 달리 울릉도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산야초를 먹고 자랐다고 해서 약소 또는 울릉약소라고 부른다”며 “부지깽이 나물을 비롯해 칡, 씀바귀 등을 먹고 미네랄이 풍부한 해양 심층수를 마시며 자라기 때문에 육질도 좋고 고소한 맛을 지녀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이경태 계장의 설명처럼 울릉군 청정 지역에서 자란 칡소는 명절 때 서울의 특정 백화점에 공급돼 고가의 선물세트로 판매되는데 금세 절판될 정도로 인기가 많지만, 아직은 외지에 공급되는 물량이 적은 편이다. 울릉군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 한우인 칡소를 순종으로 보존하기 위해 60두의 칡소 종축을 사육 중이며, 우량 혈통을 등록함으로써 순종 증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경태 계장은 “사양관리부터 번식, 혈통관리 등 전반적으로 칡소 농가에게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울릉군을 칡소만 있는 섬으로 보존하고 특화 품종으로 특성화시키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울릉군 농가에서도 칡소를 귀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정성들여 키우고 있는 만큼 앞으로 토종한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오랫동안 보전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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