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는 것은 중요해요.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정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 정보를 통해 내가 가진 암소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한 뒤, 효율적인 선발과 도태를 통해 우량 암소군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지요.”

 

14년 암소 데이터를 엑셀프로그램으로 한눈에

농업고등학교 축산과를 졸업해 직장생활을 하다 15년 전 귀농해 현재 172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희망목장(경기 안성시 대덕면 삼한리)의 이형우(51세) 대표. 번식우 114두(경산우 80두, 미경산우 34두)와 비육우 58두(비육암소 9두, 거세비육우 49두)를 일괄사육하고 있는 희망목장은 고급육 생산을 위해 컴퓨터 엑셀프로그램으로 꾸준히 개체를 기록·관리하면서 체계적인 개량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해 34두(암소 10두 포함)의 거세한우를 출하해 1++ 12두, 1+ 9두 등 총 21두가 1+이상의 성적을 보였다. 특히 1++ 출현율은 전국평균(16.3%)의 3배가량 높다.

 

이형우 대표는 개방화 시대에 농장이 지속가능하려면 ‘육량’과 ‘고급육’ 개량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고급육 개량을 위해서는 후대검정을 통해 암소의 능력과 특성에 맞는 정액을 선택하는 계획적인 교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데이터’다. 이형우 대표는 현재 농장에서 사육되는 170여 두의 소에 대한 정보를 한 손에 쥐고 있을 뿐 아니라, 수기로 작성하던 시절부터의 14년간의 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 해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스스로 개발한 개체관리 엑셀프로그램에는 모계 및 부계 등 한우족보, 분만내역, 호환성 보고서, 현사육현황, 거세우내역, 인공수정, 혈통내역, 암소개체기록, 출하현황 등 소 전반에 대한 현황이 기록되고 있다.

정액 품질보단 ‘궁합’ 중시, 효율적인 선발·도태 거쳐

 

이형우 대표는 정액의 품질보다 ‘궁합’을 중시한다. 1등급 정액을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자질이 우수한 송아지가 생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 후대성적을 알아볼 수 있도록 다산을 하면서, 축산과학원에서 배포한 ‘한우 교배계획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이 가진 암소의 능력에 가장 적합한 정액을 선택함으로써 우량개체를 생산해 내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육량위주로 개량을 하면서 근내지방과 등심단면적, 등지방두께, 육량 등 개체의 능력 등을 보완하고 있으며 일정 수준 이하는 과감하게 도태하는 등 철저한 선발과 도태를 통해 암소를 개량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개량의 결과로 그는 지난해 도체중 521kg과 등심단면적 114를 기록한 소를 출하했고, 그 소는 1천만 원(부산물포함)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한다.

 

“도체중 500kg, 등심단면적 100이 넘는 소는 일반 소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금액을 받습니다. 우수한 혈통의 소를 계속 유지하고 번식해 나가는 것이 결국 경영 측면에서 유리하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 4~5년의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하지만 수기로 작성한 기록은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동안의 기록을 컴퓨터로 프로그램화 하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형우 대표는 오랜 시간을 들여 개량을 반복하면서 우량 암소군을 조성해 왔다. 그리고 지금 그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2012년 이후부터 성적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매일매일 꼼꼼하게 기록하던 습관은 희망농장의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보여줌과 동시에 농장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제시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