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산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국한우협 회 초대회장을 맡았던 이규석 전 회장이다. 그는 수입생우 저지 투 쟁 등을 통해 한우산업을 발전시켜온 주역 중 한 사람으로, 현재 전국한우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한우자조금 소식지에서 새 인터뷰 코너의 첫 인물로 이규석 고문 을 만났다. 기자는 이규석 고문이 전국한우협회 초대회장으로 있 을 당시 한우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었기에 이 고문과는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이기도 하다.
2016년 새해가 밝은 1월 2일 저녁, 대구 팔공산 기슭에서 이 고문 을 만났다. 한우 고기와 소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추억에 젖어 한참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대구광역시 북구 연경동 113번지 소재 농장에서 이 고문을 다시 만났다. 그는 아침 일찍 소 들에게 사료를 주고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있는 중이었다.

기자 : 이제 이 고문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웃음) 근황이 궁금합 니다.

이 고문 : 그냥 한우 키우면서 잘 지내지. 가끔 사람들 만나서 바둑 도 두고.

기자 : 무작정 한우 두 마리를 끌고 산속으로 들어갔던 게 한우와의 첫 만남이라고 들었어요.
이 고문 : 축산이 하고 싶었어. 대구에서 상고를 졸업하고 축산을 하겠다고 하니 아버지가 노발대발하시면서 반대하셨지. 어쩔 수 없이 이곳 팔공산에 맨몸으로 들어와서 움막을 짓고 토끼, 염소 등 가축을 키우기 시작한 거야. 그러다가 1975년쯤인가, 어렵게 후 계자 자금을 받아 한우 암송아지와 수송아지 두 마리를 입식해 소 를 키우게 됐어. 나중에 그 황소를 데리고 우시장에 가려는데 어찌 나 말을 안 듣던지(웃음) 소하고 한참 씨름을 하다 보니 나중에는 소가 등에 땀을 흘리더라고. 그렇게 황소 를 끌고 15㎞쯤 되는 산길을 지나 우시장 에 도착하니 아침 7시였던 기억이 나네.

기자 : 한우협회 회장직을 맡으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요?
이 고문 : 내가 회장을 할 때만 해도 한우협 회가 열악한 상황이었어. 사무실도 지금보 다 훨씬 작았고 직원도 두세 명뿐이었지. 그런 와중에 생우 수입 문제가 터진 거야. 한우농가들과 함께 생존권을 걸고 반대 투 쟁을 해서 어렵게 생우 수입을 막아낼 수 있었어. 그 결과 한우산업이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자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이 고문 : 아름다운 한우 목장을 만들고 싶어. 규모는 작아도 되니 천천히 준비하려고. 산속에서 소만 키우던 젊은 시절처럼 다시 자 연으로 돌아가는 거야. 아들 둘 내외와 손자들을 합하면 열 명이 되는데, 영농조합 형태로 함께 한우농장을 운영할 계획이야. 그리 고 한우를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 으로 땅을 빌려주는 거지.

기자 : 저도 나중에 회장님께 말씀드릴게요. 땅 좀 빌려주실 거죠?
이 고문 : 그럼 당연하지(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