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삼솔농장의 한기웅 대표는 7년간 사료개발에 매진해오다 축산과학원의 도움으로 2010년 발효 TMR 사료개발에 성공하며 사료비 절감은 물론 소의 육질도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2011년 농촌진흥청이 지정한 경남지역 거점 농장으로 선정됐으며, 2012년 ‘제18회 세계농업기술상’ 기술개발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은 500두의 대농으로 자리 잡은 한 대표는 안정적으로 농장을 운영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농가들에게 자신이 보유한 기술을 전수해주는 ‘기술 전도사’로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기웅 대표를 만나 대농으로 성공한 비법에 대해 들어봤다.

 

축산과학원 도움으로 ‘자가 사료 제조기술’ 개발

한우농가가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생산비 절감이다. 특히 수입 사료 의존율이 높은 만큼 사료비는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한기웅 대표도 사료 절감을 위해 지난 1998년 IMF 때부터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해왔고, 2004년에는 고비용을 투자해 TMR 기계를 도입했지만 전문 기술이 부족해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다 국립축산과학원의 도움으로 다시 TMR 사료 기술 개발에 공을 들였고 그 결과 2011년 ‘자가 사료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발효 TMR 사료는 한 대표에게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안겨줬다. 거세우의 등급 출현율 향상뿐만 아니라 두당 30~35% 가량 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지난해 한 대표가 출하한 거세우의 등급별 출현율은 1++가 52%로 전국 평균보다 약 3배 높았고, 1+는 64.7%로 2배가량 높았다. 보통 농가에서는 비육우를 30~35개월령에 출하하지만 한 대표의 경우 28~30개 월령으로 출하를 앞당겨도 발효 TMR 사료 덕분에 육질 개선 효과를 거둠으로써 사료비용 절감 효과까지 함께 얻게 된 것이다.

 

자가 배합기 도입으로 노동 인력 비용 절감

선산농장은 농장부지 9,917㎡(3,000평),총 2만 2,105㎡(6687평)의 넓은 축사 6개동(임신우 3동, 비육우 2동반)에 총 424두를 일괄사육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할 법도 하지만 임 대표와 종석 씨는 몸은 고되더라도 세심하게 소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남의 손에 맡기기 보다는 목장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쪽을 택했다. "지난 7월 자가배합기를 도입해 번식우와 육성우에게 조사료와 배합사료를 섞어서 차량급이기를 이용해 급여 하고 있는 것. "

 

“기존에 배합사료와 사료회사의 TMR에 의존하다보니 비용 부담이 크게 다가왔어요. 지금처럼 원료가격이 사료 가격보다 저렴한 경우 손해를 입기 때문에 TMR 배합기를 도입하게 됐는데, 가격 폭락이 심할 때는 원재료를 따로 구입해서 자가로 TMF(Total Mixed Fermantation)하거나 사료회사의 베이스 사료를 이용하면 안전한 재료를 안정적으로 급여할 수 있어서 10~15%의 원가절감이 가능합니다.”

고급육 생산 기술 비법 농가에게 전수

그렇다면 육질 개선과 사료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해준 발효 TMR 사료란 어떻게 제조하는 것일까? 한 대표는 청보리, 호밀, 귀리 등의 조사료에 볏짚, 비지, 깻묵, 버섯 배지, 소맥피, 옥수수 등을 혼합해 섬유질 배합사료를 만들었으며, 여기에 EM( 미생물) 제재를 추가해 며칠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이 사료를 소의 성장 단계에 따라 육성우, 비육전기, 비육중기, 비육후기 4단계로 나눠 각 단계에 맞게 급여하고 있다.

 

이렇게 발효 TMR 사료 개발을 통해 농장 효율화에 성공한 한 대표는 ‘공유’와 ‘상생’을 중요하게 여기며 시간이 날 때마다 귀농인을 대상으로 고급육 생산 기술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자신이 어려웠을 때 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섬유질 배합사료 프로그램을 활 용할 수 있었고 사양프로그램도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한 대표에게 도움을 받은 농가는 20여 곳이 넘고 이중 연 소득 1억 원 이상을 올린 농가도 절반이 넘는다.

 

농가에서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배합을 하려면 사료배합기, 볏짚 절단기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여러 농가가 함께 시설구축에 투자하고 이를 공유한다면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농가들을 대상으로 배합기 구입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으며, 사료비 절감을 위해 지원 수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의 사례처럼 농가가 비용절감에 중점을 두고 농식품 부산물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농장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으며, 한우협회와 축산과학원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TMR 교육에 적극 참여할 경우 생산비 절감은 물론 농가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