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백화점 내 한우선물세트의 93%가 10만 원 이상으로 책정돼 있다. 만약 누군가 이 한우선물세트를 구입해 공 직자, 언론인, 사립교원 등에게 선물한다면 김영란법을 위반하게 된다. ‘선물’이 ‘뇌물’로 둔갑하게 된 상황. 김영 란법 시행으로 한우를 비롯한 국내 농축수산업은 적지 않 은 영향을 받을 예정이다. 실제로 수입육업체의 주식 가 격이 상승하고, 5만 원 이하의 선물이 한가위 선물로 인기 를 누리고 있는 등 곳곳에서 변화가 일고 있다. 결국 수입 축산물만 권장하는 꼴이다.

우리가 지켜야할 우리 농축산물

한우와 인삼 등은 100대 민족문화상징으로 지정된 ‘우리 나라만의’ 상징물로, 국민과 국가 차원에서 보호 육성돼 야 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김영란법 시 행으로 인한 직접 피해 예상액은 한우 1조 원, 인삼 3,700 억 원, 굴비 1,100억 원 등 총 11조 원에 다다른다. 고려대 법대 김일수 교수는 “음식, 선물 등의 관습 등은 풍습과 문화다.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행동”이라고 말했으며, 서울신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56.8% 의 시민들이 김영란법에서 ‘농어민을 배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외국사례와 비교할 수 없는 국내 실정

김영란법 제정 시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사례를 참작해 가 액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선물문 화 가액은 극히 소액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외국은 농업을 대하는 태도부터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선진국들이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여 농업을 특별 보호 육성해 온 것과 달리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 하기 때문에 법 시행 시 농가 소득 감소, 산업 위축 등 직 접피해를 입게 된다.

농축수산물 제외해도 법의 목적 달성할 수 있어

농어민들은 ‘청렴한 사회로 바꿔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 만 법의 목적은 달성되지 않고 애꿎은 농축수산물만 죽 일 수 있다. 취약산업이자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농어민 을 배려하는 것은 여론상으로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는 입장이다. 또한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금품 수수 대상 에서 제외해도 법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8월 23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청탁금지법 관련 관계차관회의’ 첫 회의를 열어 김영란법 시행령안이 허용하고 있는 가액기 준(음식물 3만 원·선물 5만 원·경조사비 10만 원)에 대해 논의했지만 김영란법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가 현 안 유지를 주장해 기존안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전 국한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