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뜨끈한 설렁탕 한 그릇에 밥을 말아 먹으면 없던 기운이 살아나곤 한다. 만드는 과정 도 어렵지 않다. 소의 머리, 뼈다귀, 도가니 등을 푹 삶아 내면 된다. 이 설렁탕의 고향은 서울이 다. 일제 강점기 시대 서울 사람들의 상황과 정서를 담아 탄생한 요리다.

팔고 남은 뼈를 고아 만든 한 그릇

우리나라에서 소고기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부터다. 고려 시대에는 살생이 금기되 었기 때문에 거의 먹지 않았고, 조선 시대에 접어들어 그 횟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성인 6~7명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소는 귀한 존재였기 때문에, 나라에서는 '우 금령(牛禁令)'을 내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소 도축을 못 하도록 막았다. 소고기를 먹기위해 멀쩡한 소의 다 리를 부러뜨리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초기 일본은 한우 가죽을 전쟁 물자로 보급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한우 사육을 정책으로 지정해 한우량을 급 격하게 증가시켰다. 경성, 즉 서울 내 정육점의 수 역 시 함께 증가했다. 그리고 정육점에서는 소고기를 팔 고 남은 소뼈와 부산물을 이용해 새로운 먹을거리를 만들어 냈다. 소의 뼈와 머리고기, 내장 등을 넣고 푹 고아낸 설렁탕이다. 지금에야 설렁탕에 고기가 따로 들어가지만, 이 시기에는 정육 후 부위를 알 수 없게 도려내진 살점과 뼈에 붙은 고기가 전부였다. 이 국물 을 옹기장이가 만든 싸구려 뚝배기에 담고 찬밥 한 덩 어리를 넣어 팔았다. 특히 식사 시간이 부족한 노동자 들이 많이 먹었다.
유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농장은 현재 한우 번식우 150두, 비육우 60두, 송아지 70마리 등 전체 280두를 일관사육하고 있으며 출하 성적은 육질 등급 출현율이 1+이상이 85%이고 1++도 55% 이상으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서울 서민들의 인기 음식으로 자리 잡다

"집에 갈 노잣돈이나 자기 마누라 치마 사줄 돈이라도 설렁탕을 사 먹지 않고선 견디지 못할 것이다." 1929 년 발간된 잡지 <별건곤>에 쓰여있는 문장이 그 당시 설렁탕의 인기를 대신 전해주고 있다. 1930년 동아일 보 기사의 "떡국, 장국밥, 냉면 등의 음식은 20전에서 15전으로 내리고, 설렁탕은 13전으로 내리기로 했으나 관할 종로서에서 10전으로 내릴 것을 종용하고 있다" 는 기록으로 보아 다른 음식보다 저렴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빨리 먹을 수 있는 데다 고기의 갈증을 해소 해 줄 수 있는 설렁탕은 금세 서민들의 인기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소고기는 지방에서도 꾸준히 소비됐었으 나 설렁탕은 주로 서울에서 만들어지고, 팔렸다. 도축 후에 나오는 많은 뼈와 잡고기를 넣어 고아낸 이 국물 을 짧은 시간 내에 많이 소비해 줄 곳은 서울뿐이었기 때문이다.

 

설렁탕 이름의 유래가 '선농'이라고?

설렁탕 이름의 유래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선농'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유명하다. '선농단(先農壇)'은 인 간에게 직접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다고 전해지는 고 대 중국 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농사를 천 하의 대본으로 여기던 선조들은 고려시대 때부터 매년 봄이면 지금의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선농단에서 한 해의 풍년을 비는 제사를 올렸다. 제사에 참여한 임금 은 직접 밭을 갈고 논에 모를 심는 의식을 거행했는데, 행사에 참여한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제공해야 했으므 로 커다란 솥에 국을 끓여 밥을 말아 먹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선농단에서 먹은 이 국을 장소의 이름을 따 선 농탕이라 칭했고, 이 이름이 조금씩 바뀌어 지금의 설 렁탕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가설에 대해 몇몇 음식 평론가들은 반기를 든다. 한국 음식문화 연구에 이바지한 故 이성우 교수 역시 이들 중 한 명이다. 그는 1982년 발표한 책 <한국 식품문화사> 에서 영조 때 간행된 것으로 여겨지는 몽 고어 사전 <몽어유해> 속 이야기를 들어 설렁탕 이름 의 유래를 다시 설명했다. 몽고에서 맹물에 고기를 넣 어 끓인 것을 '空湯(공탕)'이라고 적고 '슈루'라고 읽었 는데, 이 이름들이 후대의 곰탕과 설렁탕의 유래가 됐 다는 것이다. 황광해 음식평론가 역시 한 칼럼에서 "국왕이 백성들과 고깃국을 끓여 함께 먹었다는 것은 '그랬으면 좋겠다'는 동화"일뿐이라고 말했다. "고기는 귀했고 제사에 사용한 고기는 더욱 귀하게 여겼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