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 한우를 사육할 때 일정기간 동안 비타민 A의 공급을 제한하면 근내지방도, 즉 마블링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향후 한우농가들의 고급육생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근수)가 한국농수산대학 김완영 교수에게 의뢰한 ‘비타민 A 및 D 조절을 통한 한우의 근내지방도 향상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5개월령 거세 한우에게 8개월 동안 비타민 A의 공급을 제한한 결과, 마블링지수가 17% 정도 향상됐다고 밝혔다.

 

고급육 생산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내지방의 분화와 증식이 왕성한 시기는 12개월령부터 24개월령까지로, 이 기간 동안 비타민 A의 공급을 제한해야 하며 반면 육성기(6∼12개월령) 동안에는 비타민 A가 충분히 축적되도록 양질의 조사료를 충분히 급이해야 효과가 배가된다고 밝혔다. 단, 여기서 ‘비타민 A의 공급을 제한한다’는 뜻은 원료사료에 함유된 비타민 A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사료 중 비타민 A를 추가로 넣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12개월령 이전에 비타민 A를 조절할 경우 등지방이 증가하며 비타민 A가 간에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육성기에는 양질의 조사료를 무제한 공급하고 비타민 A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며, 비타민 A가 간에 충분히 축적되도록 비타민 A 주사는 물론, 철분, 아연, 크롬 주사를 투여하거나 첨가제를 사료에 넣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한편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타민 A의 공급을 제한한 직후부터는 한두 달 간격으로 혈중 비타민 A(레티놀)의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비타민 A가 정상적으로 감소하는지 파악하고, 비타민 A 혈중 농도가 90㎍/L(30IU/dl) 이하로 감소하면 시각장애(야맹증, 실명), 증체저하, 근육수종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반대로 혈중 비타민 A 농도가 90㎍/L(30IU/dl) 이상 유지하면 비타민 A 제한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혈중 레티놀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8개월 간 비타민 A를 첨가하지 않았을 때 최저 혈중 레티놀 함량은 대조구에 비해 50% 정도 감소했으나, 그 농도는 170㎍/L로 일본 연구에서 조사된 90㎍/L 수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료 선택 시 비타민 A 함량 파악 중요

사료 공급에 있어서도 비타민 A(베타카로틴) 함량 파악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비타민 A 함량이 높은 원료사료는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원료사료 중 비타민 A 함량이 높으면 효과가 적고, 지나치게 낮으면 비타민 A 제한 부작용이 발생하므로 사료의 비타민 A 함량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농가에서는 육안으로 소의 상태를 관찰, 대략적으로 원료사료 중 비타민 A 함량을 가늠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을 띄는 원료사료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조절기간 동안 조사료원으로는 비타민 A 함량이 낮은 짚 등을 사용하며, 짚류가 아닌 조사료를 사용할 경우에는 비타민 A 함량을 참조할 것을 제시했다. 참고로 옥수수 사일리지는 비타민 A 함량이 매우 높아 급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비타민 A 제한에 따른 부작용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비타민 A 제한 효과로 볼 수 있지만 중기 증세부터는 개체별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연구조사 결과는 그동안 한우농가에서는 효율적인 근내지방 관리가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비타민 A 제한 공급으로 고급육생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비타민 A의 제한 공급이 근내지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타민 A 제한 공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혈중 비타민 A(레티놀) 농도 측정을 통해서 가능하므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결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우자조금 홈페이지 조사연구 자료실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