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가격이 오를 경우,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판매 가 격을 올린다. 하지만 한우 가격이 크게 하락해도 판매 가격을 내리는 식당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우 농가들 의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 한우 농가들이 있다. 판매 경험은 전혀 없었 지만 정성껏 기른 소를 ‘제값’받고 판매하기 위해, 소비 자들에게 제대로 된 한우고기를 제공하겠다는 결심으 로 고흥한우 직판장을 운영하게 됐다.

 

연간 한우 230여두 부산물까지 완판

2008년에 개업해 올해로 8년째 운영되고 있는 고흥한 우 직판장은 한우 고급육 소비층이 별로 없던 전남 고 흥의 한우농가 모임인 전국한우협회 고흥군지부 회원 농가들이 모여 만든 것이다. 고흥한우 직판장에서는 한우농가들이 직접 출하한 한우 만 판매한다. 회원농가들의 한우를 판매하기 위해 만들 어진 매장이므로, 외부에서 다른 부위를 구입하거나 외 부로 판매하지 않는다. 연간 230여두의 정육과 머리, 족, 뼈 등 부산물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수급하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과 맛에 반하는 손님들

고흥은 전국에서 한우 고급육 출현율이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소를 ‘잘 키운다’는 의미로, 당연히 한우고기 맛도 일품이다. 예전에 비해 가격이 오르기 는 했지만 설 이후인 현재, 한우 꽃등심 1등급 판매가 격이 100g 당 8,000원으로 아주 저렴하다. 1+등급이 나 1++등급도 마찬가지로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편. 상차림 가격은 1인당 2,000원이고 초등학교 5학년 미 만은 상차림 가격을 받지 않는다.

고흥한우 직판장은 공설운동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당초 공설운동장 복지관이던 건물을 군청에서 임대했 는데,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그 곳에서 운영하던 한정식 집이 임대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나갈 정도였다. 하지 만 한우 직판장으로 바뀐 이후 한우고기 맛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이 식당을 연일 가득 메우고 있다.

 

한우농가 직영 한우 직판장 개설 권유

한우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직판장은 한우 산업에 좋 은 영향을 미친다. 품질 좋은 한우고기를 가장 저렴하 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한우농가들이다. 소비자 에게 맛 좋은 한우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도 록 제공하고, 농가들에게는 한우를 제값에 팔아 주기 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고흥한우 직판장은 유통마진을 최대한 줄여 소비자들 에게 맛있는 한우고기를 착한가격(품질대비 저렴한)에 판매하고, 한우농가들이 ‘제값’을 받고 팔 수 있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신건호 지부장은 “한우고기 소비가 적은 고흥에서 아 무 경험 없는 내가 한우 직판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다른 한우농가들도 의지만 있다면 전국 어느 곳에서나 한우 직판장을 운영해 성공할 수 있다”며 한우협회 지 부에서 한우 직판장을 개설해 나갈 것을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