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뜨끈한 설렁탕 한 그릇에 밥을 말아 먹으면 없던 기운이 살아나곤 한다. 만드는 과정 도 어렵지 않다. 소의 머리, 뼈다귀, 도가니 등을 푹 삶아 내면 된다. 이 설렁탕의 고향은 서울이 다. 일제 강점기 시대 서울 사람들의 상황과 정서를 담아 탄생한 요리다.

자르고 치대고 굽는다

구워 먹는 고기치고 요리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는 편 이다. 우선 갈비를 토막 내 곱게 칼집을 낸다. 다진 갈 빗살에 후춧가루와 소금, 생강즙을 넣고 골고루 끈기 가 생기도록 치댄다. 떡갈비를 만드는 주재료인 이 갈 빗살은 기름기가 많은 부위로, 잘게 다져 오래 치대면 단백질 성분 때문에 결착력이 커지고, 살점 속의 기름 이 배어 나온다. 네모나게 만들어 양면 석쇠에 얹고 숯 불에 굽는다. 석쇠에 굽자마자 바로 먹으면 연하고 부 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떡갈비의 유래를 찾아서

떡갈비의 첫 시작에 관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궁중 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는 설부터 전북 정읍에 살던 효자 가 이 안 좋은 어머니를 위해 만들었다는 설까지 다양 하다. 어르신들이 먹기 좋게 만든 갈비라 해 ‘효갈비’라 불리기도 했다. 본래 음식이란 지역마다 전해지는 유래 가 천차만별이다. 그중 떡갈비로 유명한 지역은 전라북 도 일대로, 특히 담양과 광주 송정리에서 향토색과 어 우러져 지역 특산품으로 발전했다.

 

떡갈비의 담양과 광주 송정리

담양의 떡갈비는 돼지고기 등의 잡고기를 섞지 않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암소 갈비를 사용한다. 채 치듯 다진 갈빗살을 도톰하게 다듬어 다시 갈빗대에 붙이는 것도 특징이다. 담양에서 떡갈비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약 650년 전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이 손 으로 고기를 뜯을 수 없으니 궁중에서 만든 것이 떡갈 비인데, 노송당 송희경 선생이 조정에서 물러나 담양 에 정착하며 주민들에게 떡갈비를 전했다는 것이다.

반면 광주 송정리의 떡갈비의 유래는 1950년대로 거 슬러 올라간다. 송정리는 당시 큰 우시장과 도살장이 열렸던 데다 광주에서 나주와 함평, 영광을 잇는 길목이 라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다. 이 주변에서 밥집을 하던 최처자 할머니가 바로 떡갈비를 만들어 낸 주인공. 최처 자 할머니는 치아가 튼튼하지 않은 시댁 어르신들을 위 해 고기를 다졌다. 뭉친 갈빗살을 갈빗대에 붙이지 않고 네모난 모양 그대로 굽는 것이 특징. 떡갈비를 시키면 나오는 뼈다귓국은 송정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돼지고기에 뼈와 무, 양파, 마늘, 생강을 넣고 끓인다.

떡갈비의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보드랍고 먹기 편한 떡갈비는 누구에게나 친절한 음식이다. 추 위가 완전히 물러나지 않은 3월, 배려심이 가득 담긴 떡갈비를 베어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